[조선에듀] [6월 모평] 수준별 시험 폐지 '국어', 작년 6월 모평·
수능보다 어려워
박지혜 조선에듀 기자
2016.06.02 10:14
2일 치러진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 주관 6월 모의평가 1교시 국어 영역은 작년 6월 모평·수능보다 어렵게 출제된 것으로 분석됐다. 수준별 고사를 폐지하고 치러진 이번 시험은 2013학년도 이전 패턴으로 회귀한 형태를 보였다. A/B형 통합을 시도하기 위한 실험적인 지문 구성이 시도됐다.
국어사 문법이 다뤄졌다는 점에서 이과생에게, 독서제재에서는 과학과 기술제재가 강조됐다는 점에서 문과생에게 부담이 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중세국어 문법 제시문은 기존 패턴에서 벗어난 형태였다. 지난해 B형 16번에 출제됐던 중세국어 문법 문제가 이번 모평에서는 11~12번으로 묶어 두 문항으로 출제됐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중세국어 문법은 지문 내용 또한 어렵게 출제돼 3등급대 이하 학생들은 당황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25~27번에서 문학과 독서를 연계해 인문과 고전시가를 복합 지문으로 출제한 점, 독서에서 지난해 수능에 출제되지 않았던 예술 지문이 6개 문항 출제된 점 등도 눈에 띈다. 지난해 수능에 출제됐던 극문학은 출제되지 않았다. 고전소설 지문은 고어(古語)를 사용하지 않고 현대어로 풀어서 출제됐다.
임성호 대표이사는 "전년도 수능에 비해 상당히 어렵게 출제됐다. 최근 수능 중 가장 어렵게 출제됐던 2011학년도, 2015학년도 B형 수준으로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은 "전년 국어 A형보다 약간 어렵고 B형과는 비슷한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정용관 스카이에듀 총원장은 "2016학년도 수능과 비교해 문제 형식이 많이 변형돼 수험생들이 당황했을 가능성이 크다"며 "지문의 길이가 길어졌고, 몇 문제는 난도가 높게 출제돼 중하위권 수험생들의 점수 폭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뒤늦게 평을 낸 이투스도 수험생 체감 난도가 높았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종서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지난해 수능 국어 A, B형 모두 보다 어려웠다. 지난해 6월 모평과 비교했을 때에는 상당히 어려웠다"며 "문제 자체가 어렵게 출제되지는 않았으나 지문 구성과 문제 출제 방식이 낯설어 체감 난도가 높았을 것"이라고 했다.
메가스터디의 경우 분석이 엇갈렸다. 전년도 수능(B형)보다는 난도가 다소 낮았다는 평을 내놨다. 남윤곤 메가스터디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전년도 6월 모평보다는 어렵고 수능보다는 조금 쉬웠다. 특이한 문항보다는 특이한 지문 구성이 수험생에게 낯설게 느껴졌을 것"이라고 했다.
뒤이어 유웨이중앙교육도 '2016학년도 수능(B형)보다 쉽게 출제'라는 의견을 냈다.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새로운 구성과 유형 때문에 생소함을 느낄 수 있겠지만, 전체적인 난도는 평이한 수준이다. 2016수능(B형)과 비교했을 때 쉽다"고 평했다.
◇유형별 출제 경향 분석
▶ 화법
기존 유형에 충실하게 출제됐고 난도도 무난한 수준이었다.
▶ 작문
6-7번 문제는 대화를 활용하여 개요를 수정하는 형식이라는 점에서 화법과 작문이 혼합된 유형이라는 점에서 특이하다.
▶ 문법
11-12번 문제가 15세기부터 19세기까지의 불규칙활용에 대한 자료를 제시한 후 현대국어의 불규칙활용과 연관해서 묻는 문제가 출제됐다는 점이 특이하다. 13-15번은 기존에 출제되던 유형을 따르고 있다.
▶ 독서
기술제재, 인문제재 외에 과학예술 복합과 국문학사-고전시가 복합 제재가 출제됐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특히 과학예술 복합은 정보량이 기존 독서제재 지문의 두 배 가량 된다는 점에서 수험생들에게 큰 심리적 부담을 주었을 것으로 보인다. 국문학사-고전시가 복합제재는 국문학사 지식을 독서 지문으로 제시한 후 고전시가에 적용한, 처음 등장한 유형이라는 점에서 매우 특이하다.
▶ 문학
현대시-현대수필 복합제재, 현대소설, 고전소설 제재가 출제됐는데, 기존 유형에 충실하게 출제됐다. 현대소설의 42번 문제는 <보기>에 제시된 서술 방식이 작품 속에서 어떤 효과를 거두는가를 묻고 있는데, 답지가 어렵게 제시된 고난도 문항으로 볼 수 있다.
◇고난도 문항 및 신유형
▲12번
올해 중세 국어 문법이 출제되지 않았던 만큼 수험생들이 학습에 소홀했을 가능성이 크다. 또 순경음 비읍(ㅂ)과 반치음(△)의 변화 과정을 표를 보며 따져야 하기 때문에 시간을 많이 소비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19번(기술)
퍼셉트론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보기>의 사례에 적용하는 문제이다. 제시문의 정보량이 많고 복잡해 내용 이해에 어려움이 있었을 것이다.
▲27번(고전시가)
지문 정보를 바탕으로 작품의 구조와 시어의 의미를 파악하는 문항이다. 지문에서 제시된 정보량이 많았고, 세 작품의 구조 및 시어의 의미를 모두 비교해 파악해야 하는 까다로운 문항.
▲32번
제시문의 정보를 <보기>의 사례에 적용하는 문제다. 적용해야 하는 정보가 단순 정보가 아니라 음정의 개념, 음정의 넓이, 협화도, 기본음과 복합음의 개념을 복합적으로 적용해야 하는 문제이기 때문에 수험생들이 어려움을 겪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33번
비문학 지문에 들어간 문법 문제로 ‘본 용언과 보조 용언’을 묻고 있다. 예년에는 어휘 문제가 출제됐다. 문법 비중이 다소 강화됐다고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