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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어떻게 해야하나'.. 서울대 0.5점 이후 대학가 고민

관리자 2016-03-28 조회수 1,389

연세대 5점, 고려대 3점, 서강대 1~2점 논의중.. 내주 결론



2018학년 수능영어 절대평가제 도입을 앞두고 대학가가 술렁이고 있다. 절대평가로 바뀐 영어의 등급 반영방법에 관한 고민때문이다. 우선 서울대가 18일 '2등급부터 0.5점씩 차등 감점'의 결정을 발표하며 한 차례 출렁였다. 서울대의 발표대로라면 영어성적 0점이어도 -4점 감점에 지나지 않는다. 서울대의 결정은 곧장 언론보도와 사교육업체 보도자료를 통해 '서울대가 영어를 무력화시킨다' '영어공부 할 필요 없다'로 번지고 있다. 



물론 서울대 정시에서 수능영어의 영향력이 크게 줄어든 건 사실이다. 다만 서울대의 수능영어 반영법은 교육부가 2014년 결정한 2018 영어 절대평가 도입에 의한 것이라는 데 더 생각해볼 여지를 남긴다. 교육부의 결정으로 이미 서울대를 포함, 상위권 대학들이 정시 수능영어에선 변별력을 찾을 수 없는 건 마찬가지다. 적어도 서울대를 포함, 학생부종합전형을 강조하는 대학들은 영어능력을 도외시한 입시를 치르진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대는 2017학년에 정원 3136명의 76.7%에 해당하는 2407명을 수시 학생부종합전형을 통해 선발한다. 영어 절대평가가 도입되는 2018학년에는 정원 3175명의 78.4%에 해당하는 2491명을 수시 학생부종합전형으로 선발한다. 서울대가 수시에서 관심을 두는 영어는 학생부 기재내용일 수밖에 없다. 정부에 의해 수능영어는 영향력이 매우 약해졌지만, 학교 내에서의 영어수업은 서울대 등 학생부종합을 강조하는 대학들에 의해 내실화할 수 있는 셈이다. 



2018 수능영어 절대평가에 따른 등급간 감점 수위에 대해선 내주 초 다시 한 번 논란이 일 전망이다. 각 대학 입학위원회가 대부분 29일 열리기 때문이다. 각 대학은 2018 수능영어의 반영방법에 대한 고민을 29일경 입학위원회를 통해 결정한다. 고려대 연세대 서강대와 같은 상위권 대학들조차도 감점수위에 대해 고민이 깊다. 서울대가 등급간 차등 감점 0.5점으로 '영어 무력화'의 주범으로 억울하게 몰린 가운데 서울대의 10배인 5점까지 거론되는 대학이 있어 역으로 '1등급만 받겠다는 건가' 식의 논란이 일 가능성이 크다.



한편으론 교육부가 대학이나 고교에 어떤 지침도 내리지 않고 영어 절대평가를 시행하면서 입시를 결정해야 하는 대학들이 고민을 떠안은 양상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2021학년 대입에 도입되는 문이과통합과정과 대입 내신성취평가제를 앞두고 새겨야 할 대목이다. 










 
▲ 2018 수능영어 절대평가 도입을 앞두고 서울대가 '2등급부터 0.5점씩 차등 감점'의 결정을 발표한 이후 고려대 연세대 서강대 등 여러 상위권 대학들까지도 감점 수위 조정에 고심 중이다. 결론은 내주 초에 나올 예정이다. 사진은 서울대 입학본부동. /사진=베리타스알파DB



<2018 영어 절대평가란?> 

올해 고2가 치르는 2018 수능부터 영어는 절대평가로 반영된다. 2017까지는 대학에 표준점수, 백분위, 등급을 제공해 전형을 운영하도록 했지만 2018부터는 표준점수, 백분위를 제공하지 않는다. 9등급 고정분할식으로 적용, 90~100점은 1등급, 80~89점은 2등급, 70~79점은 3등급, 60~69점은 4등급, 50~59점은 5등급, 40~49점은 6등급, 30~39점은 7등급, 20~29점은 8등급, 0~19점은 9등급으로 등급간 10점 차이가 난다.



제도의 안정적 정착을 위해 문항유형과 문항수, 배점 등 영어 시험체제는 2017 수능과 동일하게 유지한다. 지속적인 출제 안정화를 위한 연구와 6월모평 9월모평을 실시하고 2018 수능을 시행한다. 2018 수능을 분석한 후 문항개선이 필요한 경우 점진적으로 개선한다는 교육부 방침이다. 교육부는 "1~2점 더 받기 위한 불필요한 경쟁과 부단이 줄어들고 독해 중심이던 영어교육이 말하기 듣기 쓰기 읽기 능력을 고루 갖출 수 있는 영어교육으로 변할 것"이라는 긍정적 관측이다. 



현장의 의견은 배치된다. 영어 절대평가만으로 사교육부담을 줄일 수 없다는 얘기다. 영어는 절대평가인 반면 수학과 국어 탐구는 상대평가 체제를 유지, 이들 영역의 사교육비 풍선효과가 일어난다는 것이다. 특히 수학 영향력이 커질 것으로 예측되면서 중학교 때 영어를 마치고 3학년 때 나머지 상대평가 영역에 집중하면서 중학교 영어 사교육이 늘어날 것이란 예측도 나온다. 무엇보다 교육부가 희망하는 말하기 듣기 쓰기 읽기 능력을 고루 갖추는 데 영어 절대평가가 미칠 영향은 미미할 것이란 현장 관측이다.



수능영어에 대한 수험생들의 고민도 깊다. 평소 90점 이상 받아오던 수험생들도 실수로 인해 1등급 밖으로 밀릴 경우를 대비해야 하고, 고정적으로 87~89점을 받는 경우처럼 2~3점짜리 1개 문항을 덜 맞히는 학생들은 영어 1등급이 되기 위해 많은 시간을 투자할 수밖에 없어 부담은 존재한다.



31일까지 대교협에 2018 전형계획을 내놓아야 하는 대학들 고민은 처절하다시피 하다. 수능영어 출제가 쉬운출제 기조에서 90~100점이 1등급이다. 만점자를 포함, 90점 이상이면 1등급이라는 얘기다. 2015 수능영어 수준의 난이도라면 상위 16% 정도까지가 1등급으로 약 9만명에 해당한다. 서울소재 4년제 대학 정원보다 많은 수다. 서울대 정원은 3000명 가량에 불과하다. 더 쉬웠던 2016 수능 9월모평 수준이라면 상위 23% 정도까지가 1등급으로 약 14만명에 해당한다. 2016 수능이 9월모평 대비 약간의 변별력을 세웠던 측면이 있지만 적어도 영어만큼은 쉬운 기조가 '약속'되어 있는 상황에서 상위권 대학들은 영어에서 변별력을 찾을 수 없게 된 셈이다. 변별력 내는 데 무의미한 영어에 대해 서울대가 '0.5점'에 불과한 감점방식으로 사회적 지탄을 받은 이후 대학가엔 0.3점으로 결정했다가 서울대 이후 점수 폭을 늘리는 대학도 있는가 하면 5점으로 결정했다가 서울대 이후 점수 폭을 낮추는 데 대한 고민이 깊은 대학도 있는 실정이다.



<고려대 연세대 서강대 등 상위권도 고심> 

서울대 이후 고려대 연세대 서강대 등 상위권 대학들의 고민도 깊다. 아직 결정나지는 않았지만 연세대는 5점, 고려대는 3점, 서강대는 1~2점 정도로 내정하고 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고려대의 경우 3점을 포함 3개 안에 대한 고민이 깊어 내부에서도 합의점 찾기가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다.



연세대의 5점 안은 이번에 서울대가 받은 '지탄', 즉 영어를 무력화하려 한다, 영어 0점이어도 큰 영향 없다는 식의 비난에선 벗어날 방책으로 보인다. 서울대 0.5점의 10배에 해당하는 것으로 영어학습의 중요성을 체감하게 하는 수준이기 때문이다. 반면 서울대 대비 강한 압박으로 인해 '영어 1등급 아니면 연세대 합격 불가능'이라는 이미지가 씌워질 가능성도 있다. 서울대에 이어 2위 대학의 이미지가 '발목' 요소였던 연세대 입장에서 서울대보다 나은 정시 '입결'을 노린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올 수 있다. 고려대는 3점 내외의 세 가지 고민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서울대의 0.5점 대비 높은 점수이면서 역시 연대와 같은 동조 혹은 비난이 있을 수 있다. 서강대의 1~2점은 애초 0.3점에서 키운 것으로 알려진다. 절대평가로 인한 영어 변별력이 약화한 상황에서 감점을 늘리는 것에 대한 회의가 있는 가운데서도 서울대가 0.5점을 낸 상황에서 튀는 입시안을 내놓기는 부담스러웠을 거라는 게 입시계 관측이다. 



교육계 한 관계자는 "영어는 국어와 상관관계가 높아 수능국어를 잘 치른 학생이 수능영어를 못 치르기는 어렵고, 영어 절대평가에서 감점 1~5점은 사실상 그 차이가 무의미하다"며 "감점을 키워 영어의 중요성을 부각시키는 것도 교육적으로 나쁘게 볼 것은 아니지만, 감점을 높이는 것은 오히려 정부가 요구하는 '쉬운 수능영어' '영어 절대평가의 의미'에 배치되는 것은 물론 수험생들에게도 '쉽지만 꼭 1등급을 받아애 해서 어려운' 영역으로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영어를 못하고 국어 수학 탐구만 잘해서 합격하는 학생들도 있겠지만 극히 드문 케이스로, 도입되는 새로운 제도에 대해 정부의 방향에도 일치하면서 수험생 부담도 줄인다는 측면에서 감점을 적게 가는 게 바람직해 보인다"고도 덧붙였다.



<서울대의 영어 고민.. 수시 학생부로 체크 가능성> 

서울대는 2018학년 도입되는 영어 절대평가와 관련, 정시에서 영어 등급에 대해 1등급 이내는 감점 없이, 2등급부터 0.5점씩 차등 감점한다고 18일 밝혔다. 



서울대의 결정은 31일까지 대교협 제출 후 승인을 얻어야 시행 가능하지만, 학사위원회 결정 직후 언론을 타고 흘렀다. 시장반응은 즉각 '질타'로 이어졌다. 사교육업체 관계자를 통해 서울대가 수능영어의 비중을 '제로(0)'로 만들었다는 비판부터 나왔다. 영어 0점을 받아도 수학에서 4점짜리 하나 틀린 것과 마찬가지라며 서울대가 영어공부를 안 하게 하는 방향으로 나아간다는 여론몰이까지 나왔다. 학원가에선 영어학원 문닫는다는 얘기와 학교들이 영어 대신 수학을 공부하게 한다는 얘기까지 들먹인다. 뒤이어 서울대 공대생들의 영어울렁증 기사까지 보도됐다. 서울대가 영어공부를 망치는 주범으로 몰린 셈이다.



다만 절대평가 시행의 수능 영어에서 9만명 정도가 1등급을 받는다 전제했을 때, 정원 3000명 가량인 서울대에 지원하는 수험생들의 수준은 누구나 1등급이라 누구나 예상할 수 있다. 서울대의 등급간 감점의 중요도 역시 낮은 상황인 것이다. 오히려 서울대가 등급 차를 크게 줬을 때 나올 정부기조와의 배치와 수험생들의 부담을 더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서울대는 교육부의 영어 절대평가 시행에 의한 조치를 취했을 뿐이다. 영어 절대평가 자체가 1등급 9만명 양상의 구조를 갖고 있다. 더욱이 서울대는 영어 절대평가가 도입되는 2018학년에 정원 3175명의 78.4%에 해당하는 2491명을 수시 학생부종합전형으로 선발한다. 서울대가 수시에서 관심을 두는 영어는 학생부 기재내용일 수밖에 없다. 정부의 절대평가 시행에 의해 수능영어는 영향력이 매우 약해졌지만, 학생부가 반영되는 서울대 학생부종합에서는 학교별 영어수업의 함량이 서울대에 의해 강조될 수 있는 구조를 갖춘 셈이다. 



<숙제 떠민 교육부.. 향후 입시 전망> 

31일까지 대교협에 2018 전형계획을 제출해야 하는 각 대학의 고민은 사실상 서울대와 다르지 않다. 영어 1등급 9만명을 예상했을 때, 서울시내 4년제대학의 정원보다 많은 이 규모에 대해 어떤 잣대를 댈 것인지, 수험생 부담은 어떤지, 사회적 파장은 어떨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다. 서울대 이후 고려대 연세대 서강대의 상위권 대학조차 등급간 감점수위에 대한 고민이 깊은 가운데, 이후 대학들 소위 '어중간한' 위치에 있는 대학들의 고민의 깊이는 말할 필요도 없다. 영어 절대평가 시행을 결정했을 때 각 대학과 고교에 지침을 내렸어야 할 교육부만 고민에서 벗어나 있는 양상이다. 



2017 시행되는 한국사에 이어 2018부터 영어가 절대평가에 합류함에 따라 일부 영역에 대해서만 절대평가를 시행하는 게 옳은지에 대한 의문도 일고 있다. 영어는 절대평가로 시행하고 수학 국어는 상대평가로 시행하는 절름발이 정책을 교육현장에서 어떻게 수용할지에 대한 고민이 더 있어야 했다. 서울대의 경우 기본적으로 최상위권 학생들이 지원한다는 데서 영어 절대평가는 의미가 없는 상황이고, 오히려 2018에서 정원의 78.4%에 대해 학생부종합전형을 실시, 고교차원에서의 영어학습 함량을 본다는 데서 교육부의 방향처럼 말하기 듣기 쓰기 읽기 등 실질영어능력을 함양하는 데 도움이 되는 정책일 수 있다. 문제는 서울대 이후다. 대학 줄세우기 비난이 있는 상황 가운데서도 대학별로 지원하는 수험생의 수준은 다를 수밖에 없다. 다양한 수준의 학생들이 지원해온 대학의 경우 등급간 감점의 수위를 결정하기 난감할 수밖에 없다. 서울대와 달리 학생부종합전형의 영향력이 적은 대학일수록 오히려 고교 내에서 영어를 도외시, 수학 위주의 '풍선효과' 교육과정 운영을 종용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교육부 장관까지 '타 영역으로의 절대평가 확대'를 언급해온 상황에서 향후 수능의 체제는 큰 변화가 일 것으로 보인다. 당장 올해 중2 학생이 대입을 치르는 2021학년에는 문이과통합교육과정과 고교내신성취평가제를 예고하고 있다. 정시 수능에선 영역변화와 함께 '타 영역의 절대평가'가 관심, 수시 학생부종합 학생부교과전형에선 내신성취도를 어떻게 가늠할지가 관심이다. 교육계 한 관계자는 "정부는 시행을 하고, 대학과 고교는 지침 없이 각자 묘안을 세우는 수순이 또 이어질 수 있다"며 "제도가 바뀌면 일선에 명확한 지침을 제시, 혼선을 최대한 막을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문이과통합형교육과정은 지난해 9월 확정, 올해 중2의 고교 과정부터 실시한다. 2018학년 고1 교육과정, 2021학년 수능부터 적용되는 것. 문이과 구분 없이 공통으로 통합사회와 통합과학을 배운다. 과학은 진로에 따라 물리학Ⅱ, 화학Ⅱ, 생명과학Ⅱ, 지구과학Ⅱ를 선택이수하고 전문교과에서 고급물리학, 고급화학 등을 선택해 수월성 교육을 실시한다. 수학교과는 학생의 진로와 적성에 따른 맞춤형 교육과 수월성 추구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선택과목을 재구조화했다. 수학의 유용성 제시를 위해 '실용수학', 수학과 경제개념 융합을 위한 '경제수학', 수학 탐구 역량 강화를 위한 '수학과제 탐구'가 개설된다. 수월성 교육을 위해 전문교과에 '심화수학Ⅰ'과 '심화수학Ⅱ'도 개설된다. 



대입 성취평가제는 반영방안 결정 및 발표가 2017년으로 유예된 상태다. 2013년 당시 2016학년 고1부터 시행하겠다고 밝혔으나, 지난해 10월에 2017년 발표로 유예한다 밝힌 바 있다. 2016 교육과정부터 성취평가제를 적용할 경우, 2017에 수능 영어절대평가가 시작되고 교육과정이 바뀌는 2018에 다시 또 변경을 해야 하는 등의 복잡함이 있어 아예 2017년에 발표하는 2021학년 수능개편안과 함께 종합적으로 고교 성취평가제 대입반영 방안을 마련해 함께 발표하겠다는 것이다. 대입 성취평가제가 시행되면, 고등학교 교과성적도 현 중학교 교과성적처럼 성취등급만 오른다. 현재 중학교 교과성적은 성취도에 따라 A-B-C-D-E-(F)의 6단계로 절대평가를 하며, 과목별로 90점 이상이면 모두 A성취도로 기재된다.

'영어 어떻게 해야하나'.. 서울대 0.5점 이후 대학가 고민

관리자 2016-03-28 조회수 1,390

연세대 5점, 고려대 3점, 서강대 1~2점 논의중.. 내주 결론



2018학년 수능영어 절대평가제 도입을 앞두고 대학가가 술렁이고 있다. 절대평가로 바뀐 영어의 등급 반영방법에 관한 고민때문이다. 우선 서울대가 18일 '2등급부터 0.5점씩 차등 감점'의 결정을 발표하며 한 차례 출렁였다. 서울대의 발표대로라면 영어성적 0점이어도 -4점 감점에 지나지 않는다. 서울대의 결정은 곧장 언론보도와 사교육업체 보도자료를 통해 '서울대가 영어를 무력화시킨다' '영어공부 할 필요 없다'로 번지고 있다. 



물론 서울대 정시에서 수능영어의 영향력이 크게 줄어든 건 사실이다. 다만 서울대의 수능영어 반영법은 교육부가 2014년 결정한 2018 영어 절대평가 도입에 의한 것이라는 데 더 생각해볼 여지를 남긴다. 교육부의 결정으로 이미 서울대를 포함, 상위권 대학들이 정시 수능영어에선 변별력을 찾을 수 없는 건 마찬가지다. 적어도 서울대를 포함, 학생부종합전형을 강조하는 대학들은 영어능력을 도외시한 입시를 치르진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대는 2017학년에 정원 3136명의 76.7%에 해당하는 2407명을 수시 학생부종합전형을 통해 선발한다. 영어 절대평가가 도입되는 2018학년에는 정원 3175명의 78.4%에 해당하는 2491명을 수시 학생부종합전형으로 선발한다. 서울대가 수시에서 관심을 두는 영어는 학생부 기재내용일 수밖에 없다. 정부에 의해 수능영어는 영향력이 매우 약해졌지만, 학교 내에서의 영어수업은 서울대 등 학생부종합을 강조하는 대학들에 의해 내실화할 수 있는 셈이다. 



2018 수능영어 절대평가에 따른 등급간 감점 수위에 대해선 내주 초 다시 한 번 논란이 일 전망이다. 각 대학 입학위원회가 대부분 29일 열리기 때문이다. 각 대학은 2018 수능영어의 반영방법에 대한 고민을 29일경 입학위원회를 통해 결정한다. 고려대 연세대 서강대와 같은 상위권 대학들조차도 감점수위에 대해 고민이 깊다. 서울대가 등급간 차등 감점 0.5점으로 '영어 무력화'의 주범으로 억울하게 몰린 가운데 서울대의 10배인 5점까지 거론되는 대학이 있어 역으로 '1등급만 받겠다는 건가' 식의 논란이 일 가능성이 크다.



한편으론 교육부가 대학이나 고교에 어떤 지침도 내리지 않고 영어 절대평가를 시행하면서 입시를 결정해야 하는 대학들이 고민을 떠안은 양상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2021학년 대입에 도입되는 문이과통합과정과 대입 내신성취평가제를 앞두고 새겨야 할 대목이다. 










 
▲ 2018 수능영어 절대평가 도입을 앞두고 서울대가 '2등급부터 0.5점씩 차등 감점'의 결정을 발표한 이후 고려대 연세대 서강대 등 여러 상위권 대학들까지도 감점 수위 조정에 고심 중이다. 결론은 내주 초에 나올 예정이다. 사진은 서울대 입학본부동. /사진=베리타스알파DB



<2018 영어 절대평가란?> 

올해 고2가 치르는 2018 수능부터 영어는 절대평가로 반영된다. 2017까지는 대학에 표준점수, 백분위, 등급을 제공해 전형을 운영하도록 했지만 2018부터는 표준점수, 백분위를 제공하지 않는다. 9등급 고정분할식으로 적용, 90~100점은 1등급, 80~89점은 2등급, 70~79점은 3등급, 60~69점은 4등급, 50~59점은 5등급, 40~49점은 6등급, 30~39점은 7등급, 20~29점은 8등급, 0~19점은 9등급으로 등급간 10점 차이가 난다.



제도의 안정적 정착을 위해 문항유형과 문항수, 배점 등 영어 시험체제는 2017 수능과 동일하게 유지한다. 지속적인 출제 안정화를 위한 연구와 6월모평 9월모평을 실시하고 2018 수능을 시행한다. 2018 수능을 분석한 후 문항개선이 필요한 경우 점진적으로 개선한다는 교육부 방침이다. 교육부는 "1~2점 더 받기 위한 불필요한 경쟁과 부단이 줄어들고 독해 중심이던 영어교육이 말하기 듣기 쓰기 읽기 능력을 고루 갖출 수 있는 영어교육으로 변할 것"이라는 긍정적 관측이다. 



현장의 의견은 배치된다. 영어 절대평가만으로 사교육부담을 줄일 수 없다는 얘기다. 영어는 절대평가인 반면 수학과 국어 탐구는 상대평가 체제를 유지, 이들 영역의 사교육비 풍선효과가 일어난다는 것이다. 특히 수학 영향력이 커질 것으로 예측되면서 중학교 때 영어를 마치고 3학년 때 나머지 상대평가 영역에 집중하면서 중학교 영어 사교육이 늘어날 것이란 예측도 나온다. 무엇보다 교육부가 희망하는 말하기 듣기 쓰기 읽기 능력을 고루 갖추는 데 영어 절대평가가 미칠 영향은 미미할 것이란 현장 관측이다.



수능영어에 대한 수험생들의 고민도 깊다. 평소 90점 이상 받아오던 수험생들도 실수로 인해 1등급 밖으로 밀릴 경우를 대비해야 하고, 고정적으로 87~89점을 받는 경우처럼 2~3점짜리 1개 문항을 덜 맞히는 학생들은 영어 1등급이 되기 위해 많은 시간을 투자할 수밖에 없어 부담은 존재한다.



31일까지 대교협에 2018 전형계획을 내놓아야 하는 대학들 고민은 처절하다시피 하다. 수능영어 출제가 쉬운출제 기조에서 90~100점이 1등급이다. 만점자를 포함, 90점 이상이면 1등급이라는 얘기다. 2015 수능영어 수준의 난이도라면 상위 16% 정도까지가 1등급으로 약 9만명에 해당한다. 서울소재 4년제 대학 정원보다 많은 수다. 서울대 정원은 3000명 가량에 불과하다. 더 쉬웠던 2016 수능 9월모평 수준이라면 상위 23% 정도까지가 1등급으로 약 14만명에 해당한다. 2016 수능이 9월모평 대비 약간의 변별력을 세웠던 측면이 있지만 적어도 영어만큼은 쉬운 기조가 '약속'되어 있는 상황에서 상위권 대학들은 영어에서 변별력을 찾을 수 없게 된 셈이다. 변별력 내는 데 무의미한 영어에 대해 서울대가 '0.5점'에 불과한 감점방식으로 사회적 지탄을 받은 이후 대학가엔 0.3점으로 결정했다가 서울대 이후 점수 폭을 늘리는 대학도 있는가 하면 5점으로 결정했다가 서울대 이후 점수 폭을 낮추는 데 대한 고민이 깊은 대학도 있는 실정이다.



<고려대 연세대 서강대 등 상위권도 고심> 

서울대 이후 고려대 연세대 서강대 등 상위권 대학들의 고민도 깊다. 아직 결정나지는 않았지만 연세대는 5점, 고려대는 3점, 서강대는 1~2점 정도로 내정하고 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고려대의 경우 3점을 포함 3개 안에 대한 고민이 깊어 내부에서도 합의점 찾기가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다.



연세대의 5점 안은 이번에 서울대가 받은 '지탄', 즉 영어를 무력화하려 한다, 영어 0점이어도 큰 영향 없다는 식의 비난에선 벗어날 방책으로 보인다. 서울대 0.5점의 10배에 해당하는 것으로 영어학습의 중요성을 체감하게 하는 수준이기 때문이다. 반면 서울대 대비 강한 압박으로 인해 '영어 1등급 아니면 연세대 합격 불가능'이라는 이미지가 씌워질 가능성도 있다. 서울대에 이어 2위 대학의 이미지가 '발목' 요소였던 연세대 입장에서 서울대보다 나은 정시 '입결'을 노린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올 수 있다. 고려대는 3점 내외의 세 가지 고민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서울대의 0.5점 대비 높은 점수이면서 역시 연대와 같은 동조 혹은 비난이 있을 수 있다. 서강대의 1~2점은 애초 0.3점에서 키운 것으로 알려진다. 절대평가로 인한 영어 변별력이 약화한 상황에서 감점을 늘리는 것에 대한 회의가 있는 가운데서도 서울대가 0.5점을 낸 상황에서 튀는 입시안을 내놓기는 부담스러웠을 거라는 게 입시계 관측이다. 



교육계 한 관계자는 "영어는 국어와 상관관계가 높아 수능국어를 잘 치른 학생이 수능영어를 못 치르기는 어렵고, 영어 절대평가에서 감점 1~5점은 사실상 그 차이가 무의미하다"며 "감점을 키워 영어의 중요성을 부각시키는 것도 교육적으로 나쁘게 볼 것은 아니지만, 감점을 높이는 것은 오히려 정부가 요구하는 '쉬운 수능영어' '영어 절대평가의 의미'에 배치되는 것은 물론 수험생들에게도 '쉽지만 꼭 1등급을 받아애 해서 어려운' 영역으로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영어를 못하고 국어 수학 탐구만 잘해서 합격하는 학생들도 있겠지만 극히 드문 케이스로, 도입되는 새로운 제도에 대해 정부의 방향에도 일치하면서 수험생 부담도 줄인다는 측면에서 감점을 적게 가는 게 바람직해 보인다"고도 덧붙였다.



<서울대의 영어 고민.. 수시 학생부로 체크 가능성> 

서울대는 2018학년 도입되는 영어 절대평가와 관련, 정시에서 영어 등급에 대해 1등급 이내는 감점 없이, 2등급부터 0.5점씩 차등 감점한다고 18일 밝혔다. 



서울대의 결정은 31일까지 대교협 제출 후 승인을 얻어야 시행 가능하지만, 학사위원회 결정 직후 언론을 타고 흘렀다. 시장반응은 즉각 '질타'로 이어졌다. 사교육업체 관계자를 통해 서울대가 수능영어의 비중을 '제로(0)'로 만들었다는 비판부터 나왔다. 영어 0점을 받아도 수학에서 4점짜리 하나 틀린 것과 마찬가지라며 서울대가 영어공부를 안 하게 하는 방향으로 나아간다는 여론몰이까지 나왔다. 학원가에선 영어학원 문닫는다는 얘기와 학교들이 영어 대신 수학을 공부하게 한다는 얘기까지 들먹인다. 뒤이어 서울대 공대생들의 영어울렁증 기사까지 보도됐다. 서울대가 영어공부를 망치는 주범으로 몰린 셈이다.



다만 절대평가 시행의 수능 영어에서 9만명 정도가 1등급을 받는다 전제했을 때, 정원 3000명 가량인 서울대에 지원하는 수험생들의 수준은 누구나 1등급이라 누구나 예상할 수 있다. 서울대의 등급간 감점의 중요도 역시 낮은 상황인 것이다. 오히려 서울대가 등급 차를 크게 줬을 때 나올 정부기조와의 배치와 수험생들의 부담을 더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서울대는 교육부의 영어 절대평가 시행에 의한 조치를 취했을 뿐이다. 영어 절대평가 자체가 1등급 9만명 양상의 구조를 갖고 있다. 더욱이 서울대는 영어 절대평가가 도입되는 2018학년에 정원 3175명의 78.4%에 해당하는 2491명을 수시 학생부종합전형으로 선발한다. 서울대가 수시에서 관심을 두는 영어는 학생부 기재내용일 수밖에 없다. 정부의 절대평가 시행에 의해 수능영어는 영향력이 매우 약해졌지만, 학생부가 반영되는 서울대 학생부종합에서는 학교별 영어수업의 함량이 서울대에 의해 강조될 수 있는 구조를 갖춘 셈이다. 



<숙제 떠민 교육부.. 향후 입시 전망> 

31일까지 대교협에 2018 전형계획을 제출해야 하는 각 대학의 고민은 사실상 서울대와 다르지 않다. 영어 1등급 9만명을 예상했을 때, 서울시내 4년제대학의 정원보다 많은 이 규모에 대해 어떤 잣대를 댈 것인지, 수험생 부담은 어떤지, 사회적 파장은 어떨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다. 서울대 이후 고려대 연세대 서강대의 상위권 대학조차 등급간 감점수위에 대한 고민이 깊은 가운데, 이후 대학들 소위 '어중간한' 위치에 있는 대학들의 고민의 깊이는 말할 필요도 없다. 영어 절대평가 시행을 결정했을 때 각 대학과 고교에 지침을 내렸어야 할 교육부만 고민에서 벗어나 있는 양상이다. 



2017 시행되는 한국사에 이어 2018부터 영어가 절대평가에 합류함에 따라 일부 영역에 대해서만 절대평가를 시행하는 게 옳은지에 대한 의문도 일고 있다. 영어는 절대평가로 시행하고 수학 국어는 상대평가로 시행하는 절름발이 정책을 교육현장에서 어떻게 수용할지에 대한 고민이 더 있어야 했다. 서울대의 경우 기본적으로 최상위권 학생들이 지원한다는 데서 영어 절대평가는 의미가 없는 상황이고, 오히려 2018에서 정원의 78.4%에 대해 학생부종합전형을 실시, 고교차원에서의 영어학습 함량을 본다는 데서 교육부의 방향처럼 말하기 듣기 쓰기 읽기 등 실질영어능력을 함양하는 데 도움이 되는 정책일 수 있다. 문제는 서울대 이후다. 대학 줄세우기 비난이 있는 상황 가운데서도 대학별로 지원하는 수험생의 수준은 다를 수밖에 없다. 다양한 수준의 학생들이 지원해온 대학의 경우 등급간 감점의 수위를 결정하기 난감할 수밖에 없다. 서울대와 달리 학생부종합전형의 영향력이 적은 대학일수록 오히려 고교 내에서 영어를 도외시, 수학 위주의 '풍선효과' 교육과정 운영을 종용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교육부 장관까지 '타 영역으로의 절대평가 확대'를 언급해온 상황에서 향후 수능의 체제는 큰 변화가 일 것으로 보인다. 당장 올해 중2 학생이 대입을 치르는 2021학년에는 문이과통합교육과정과 고교내신성취평가제를 예고하고 있다. 정시 수능에선 영역변화와 함께 '타 영역의 절대평가'가 관심, 수시 학생부종합 학생부교과전형에선 내신성취도를 어떻게 가늠할지가 관심이다. 교육계 한 관계자는 "정부는 시행을 하고, 대학과 고교는 지침 없이 각자 묘안을 세우는 수순이 또 이어질 수 있다"며 "제도가 바뀌면 일선에 명확한 지침을 제시, 혼선을 최대한 막을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문이과통합형교육과정은 지난해 9월 확정, 올해 중2의 고교 과정부터 실시한다. 2018학년 고1 교육과정, 2021학년 수능부터 적용되는 것. 문이과 구분 없이 공통으로 통합사회와 통합과학을 배운다. 과학은 진로에 따라 물리학Ⅱ, 화학Ⅱ, 생명과학Ⅱ, 지구과학Ⅱ를 선택이수하고 전문교과에서 고급물리학, 고급화학 등을 선택해 수월성 교육을 실시한다. 수학교과는 학생의 진로와 적성에 따른 맞춤형 교육과 수월성 추구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선택과목을 재구조화했다. 수학의 유용성 제시를 위해 '실용수학', 수학과 경제개념 융합을 위한 '경제수학', 수학 탐구 역량 강화를 위한 '수학과제 탐구'가 개설된다. 수월성 교육을 위해 전문교과에 '심화수학Ⅰ'과 '심화수학Ⅱ'도 개설된다. 



대입 성취평가제는 반영방안 결정 및 발표가 2017년으로 유예된 상태다. 2013년 당시 2016학년 고1부터 시행하겠다고 밝혔으나, 지난해 10월에 2017년 발표로 유예한다 밝힌 바 있다. 2016 교육과정부터 성취평가제를 적용할 경우, 2017에 수능 영어절대평가가 시작되고 교육과정이 바뀌는 2018에 다시 또 변경을 해야 하는 등의 복잡함이 있어 아예 2017년에 발표하는 2021학년 수능개편안과 함께 종합적으로 고교 성취평가제 대입반영 방안을 마련해 함께 발표하겠다는 것이다. 대입 성취평가제가 시행되면, 고등학교 교과성적도 현 중학교 교과성적처럼 성취등급만 오른다. 현재 중학교 교과성적은 성취도에 따라 A-B-C-D-E-(F)의 6단계로 절대평가를 하며, 과목별로 90점 이상이면 모두 A성취도로 기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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