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명의 발생 ⑭
메소포타미아 지역에서 함무라비 왕이 바빌로니아 왕국을 번성시키고 있을 때, 북쪽의 아수르(Assur)란 도시에서는 또 하나의 왕국이 자리 잡고 있었어요. 이 왕국의 통치자 샴시아다드는 메소포타미아 전체를 지배하려는 욕심을 가지고 메소포타미아 북쪽의 도시들을 차례로 정복했어요.
"나에게 복종하지 않는 자는 모두 죽음을 면치 못할 것이다."
샴시아다드는 메소포타미아의 사람들이 자신을 두려워하기를 원했어요. 때문에 정복 지역을 잔혹하게 파괴하며 넓은 영토를 차지했고, 아시리아(Assyria)라는 나라를 건설했답니다.
하지만 샴시아다드가 죽자, 그의 아들들은 서로 다투기만 했어요. 함무라비는 이때를 틈타 군대를 이끌고 아시리아를 점령했지요. 아시리아 사람들은 함무라비 왕을 섬길 수밖에 없었지만 속으로는 다짐했어요. '언젠가 우리가 이 메소포타미아를 다시 차지하고 말 것이다!'
그리고 마침내 기회가 찾아왔어요. 아시리아는 기원전 14세기 무렵부터 세력을 회복하기 시작해 13세기 무렵 단숨에 바빌로니아를 점령했어요.
다른 민족의 침입에 시달리면서도 말을 다루는 방법과 새로운 철기 기술을 익히며 더 강해졌어요. 이를 바탕으로 기원전 9세기 무렵에는 사방에 원정군을 보내 메소포타미아의 모든 도시를 점령했고, 나아가 시리아와 이스라엘까지 정복했어요. 아슈르바니팔 왕 대에 이르러서는 이집트를 공격해 파라오의 항복을 받아내기도 했어요.
정복의 꿈을 이룬 아슈르바니팔 왕은 아시리아 제국의 권위를 세우기 위해서 자신이 가장 아끼는 도시 니네베(Nineveh)에 커다란 궁전을 지었어요. "이것으로는 부족해.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도 나의 위대함을 기억하도록 해야 해."
아슈르바니팔 왕이 생각해 낸 것은 도서관을 짓는 일이었어요. 아슈르바니팔 왕은 나라 안의 모든 책을 궁전으로 가져오게 했어요. 그리고 제사장들에게 조상들로부터 들은 아시리아의 역사를 점토판에 새기게 했어요. 또한 점성가들에게는 해와 달과 별의 움직임을 기록하라고 명령을 내렸지요.
의사들에게는 의학에 관한 지식을, 역사학자들에게는 이전 왕들을 비롯한 아슈르바니팔 왕 자신의 업적을 기록하게 했어요. 그 외에도 온갖 분야의 모든 이야기를 점토판에 새기게 한 뒤, 도서관에 보관하도록 했어요. 세계 최초의 도서관은 이렇게 탄생하게 됐지요.
하지만 아시리아의 지배 방법이 너무나 강압적이어서 반발을 갖는 사람들이 많았어요. 결국 아슈르바니팔 왕이 죽자 아시리아가 점령했던 여러 지역에서 반란이 일어났어요.
기원전 7세기에는 이집트가 독립하는 것을 시작으로, 아시리아가 지배하고 있던 땅에 여러 나라가 세워졌어요. 아시리아는 빠르게 힘을 잃었고, 마침내 역사 속으로 사라졌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