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 - 기출문제 서술식 풀이를
영어 - EBS 교재 지문에 초점
오늘로 201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하 수능)까지 딱 94일 남았다. 이맘때는 수시 원서 접수가 한 달 앞으로 다가와 자기소개서·면접·논술까지 준비하느라 수험생이 가장 바쁜 시기다. 더구나 여름이 지나면서 체력 고갈로 집중력이 흐트러지는 수험생도 속출한다. 그러나 대입 성패는 지금부터 남은 90여 일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갈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서울대 멘토링 봉사단 '드림 컨설턴트'에서 활동 중인 강은빈(컴퓨터공학부 1)군, 나정욱(교육학과 1)군, 이현지(정치외교학부 1)양에게서 '수능 D-90 학습 및 자기관리 전략'을 들어봤다.
◇기출문제, 오답 선지까지 분석해야
지금부터 수능까지 수험생이 봐야 할 중요한 교재는 EBS 연계 교재와 기출문제집이다. 세 사람은 이 중에서도 '기출문제'에 더 무게중심을 뒀다. 이양은 "수학은 같은 단원·유형의 기출문제만 모아 푸는 것도 효과적"이라며 "특히 풀이 과정을 논술식으로 완벽하게 써가며 공부한 게 큰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수학 문제를 풀다 보면 많은 학생이 '~에서 정수인 점의 개수를 구하라' 같은 문제에서 '정수'라는 조건을 빠뜨리곤 해요. 하지만 풀이 과정을 논술식으로 쓰면 그런 실수를 줄일 수 있어요." 강군은 수학 문제를 많이 풀기보다 한 문제를 다양한 방향에서 접근하는 방식을 권했다. "수학 B형은 보통 21·29·30번(미분·적분·공간도형과 벡터)이 어렵게 나와요. 사고력을 요하는 문제여서 어떤 문제가 나오는지 다들 알면서도 잘 못 풀죠. 저는 수학 문제를 풀 때 교과과정 내에서 나올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 풀려고 노력했는데, 이렇게 한 문제를 여러 각도에서 접근하는 공부법이 고난도 문제 정복에 크게 도움됐어요."
국어와 사회탐구 과목 기출문제를 풀 때는 '선지 분석'이 중요하다. 나군은 "사회탐구 과목에서 틀렸거나 헷갈리는 문제의 선지를 모두 분석했다"며 "각 선지가 왜 정답이고, 정답이 아닌지를 분석해 오답 노트에 모아 놓고, 다시 보며 '○×퀴즈' 형태로 공부했다"고 귀띔했다. 이양 역시 "국어 문제를 풀 때도 각 선지에 '지문에 언급 없음' '인과관계가 잘못됨' 등 틀린 이유를 꼼꼼히 적었다"고 덧붙였다. "기출문제 학습을 반복하면 자꾸 답이 생각나서 공부에 방해돼요. 그래서 국어 기출문제를 공부할 때는 지문 분석에만 집중했어요. 해당 지문을 놓고 제가 직접 문제를 만들어가며 공부하기도 했고요."
영어는 다른 과목보다 EBS 체감 연계율이 높아 연계 교재 학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강군은 "문제와 답을 외우기보다 지문을 읽고 이해하는 데 초점을 두라"고 강조했다. '지문에 익숙해지는' 용도로만 연계 교재를 활용하라는 뜻이다. 이양은 "빈칸추론 같은 고난도 문제도 결국 EBS 교재를 바탕으로 나온다"며 "지문을 볼 때 '그러나' '따라서' 같은 접속사 뒤 문장을 유심히 봤다"고 전했다.
◇수시 원서 접수, 9월 모평 성적에 휘둘리지 마라
이 시기 수험생의 가장 큰 공부 방해꾼은 바로 '수시'다. 많은 학생이 자기소개서나 면접, 논술을 준비한다는 핑계로 공부를 소홀히 한다. 특히 자기소개서를 쓰면서 '이미 합격했다'고 착각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양은 "작년 이맘때 등하굣길 등 자투리 시간에만 자기소개서에 대해 생각하고, 그 내용을 휴대전화에 메모해 참고했다"며 "9~10월에는 대부분 시간을 수능 공부에 쏟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군과 나군 역시 마찬가지였다. 나군은 "원서 접수가 끝나고도 지원 학과 경쟁률을 들여다보며 허송세월하는 학생이 있다"며 "원서를 넣고 나서는 일절 신경 쓰지 마라"고 충고했다.
9월 평가원 모의고사(이하 모평)도 만만치 않은 적(敵)이다. 잘 보면 자만하고, 못 보면 좌절하기 쉬워서다. 공교롭게도 세 사람은 9월 모평에서 최고 점수를 받고 자만했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강군은 "9월 모평 후 이 점수면 정시로도 합격하겠다는 생각에 이후 야간 자율학습에도 참여하지 않았다"며 "(최저학력기준을 맞추기는 했지만) 결국 수능에서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았다"고 말했다. 이양은 "9월 모평 성적은 절대로 수능 성적과 같지 않다"며 "돌이켜보면 11월까지 자습실에서 버틴 친구들이 수능에서 좋은 성적을 받더라"고 덧붙였다.
유명 학원이나 인터넷 강의 등을 통해 떠도는 소문도 주의해야 한다. 나군은 "작년에도 어느 학원에서 '관동별곡은 안 나온다'고 한 말이 수험생 사이에 퍼졌지만, 수능에서 원문 그대로 출제됐다"고 전했다.
◇수능까지 자기만의 페이스 유지
지금부터는 모의고사 형태의 문제집으로 시간 배분 등 실전 연습을 해보는 게 좋다. 강군은 수능 100일 전부터는 주 2회씩, 30일 전부터는 매일 모의고사를 한 회씩 풀었다. "주어진 시험 시간을 어떻게 활용하느냐는 사람마다 다르다"며 "자기만의 문제 풀이 순서나 속도 등을 파악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수학은 항상 시간이 부족한 과목이에요. '점화식' '역행렬 정의' 등 항상 나오는 문제들은 빨리 풀고, 고난도 문제에 시간을 할애해야 하죠. 그런 부분을 연습해야 실제 수능에서 시간에 쫓기지 않아요."
수능 한 달 전부터는 공부 과목이나 시간 등을 수능 시간표에 맞췄다. 나군은 "똑같은 국어 문제도 아침에 푸느냐, 저녁에 푸느냐에 따라 다르다"며 "수능 시간표대로 공부하며 '점심을 얼마나 먹어야 영어 시간에 졸리지 않는가'까지 파악해 식사량을 조절했다"고 귀띔했다. 강군도 수능 시간표에 따라 쉬는 시간에도 자리에 앉아 집중하는 연습을 했다. "아예 수업 시간을 수능 시간표대로 맞춰주는 학교도 있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자신이 신경 써서 시간표에 맞춰 생활하라"고 조언했다. "수면 시간도 사람마다 적정량이 달라요. 자기에게 맞게 생활 방식을 맞추되, 수능 시간(8시 40분~17시) 중에는 절대로 자는 시간이 없게 하세요. 먹으면 탈이 나는 음식 등도 미리 파악해서 수능 당일에 피하는 게 현명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