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교육전문가들이 이런 말을 했다.
“욕심을 버리고 익숙한 교재에서 틀린 부분을 다시 풀어봐야 한다.” 그러나 현재의 수험생들은 과거의 이 이야기에 얽매여 점수 향상의 기회를 잃었다. 현재의 수능 트렌드는 절대 그렇지 않다. 가령 자연계 4등급 학생의 경우는, 인문계 4등급 학생의 상태와 심하게 다르다. 자연계 4등급은 어느 정도 수학의 기본이 있는 학생들이지만 시간이 모자라서 어려운 4점짜리는 못 푸는 것이다. 6월 모평 기준으로 4점짜리 6개를 틀리면 4등급이 된다. 그렇기 때문에 자연계 4등급 학생들은 익숙한 문제집을 볼 경우 실전 훈련이 되지 않는다. 이 수험생들을 위한 맞춤형 공부법은 낯선 모의고사 형태의 문제를 놓고 시간을 정해서 빨리 푸는 훈련을 해야 한다. 그렇게 시간을 많이 확보해놓고, 어려운 4점짜리 문제들을 충분히 고민하며 풀어봐야 한다. 그럼 어려운 4점짜리 3개를 더 맞으면 2등급 턱걸이까지 올릴 수 있는 것이다. 수험생들 개별 상황에 따른 여름방학 학습계획을 전달하고자 한다.
1.인문계와 자연계 등급 차이
동일한 등급이라도 인문계 학생과 자연계 학생의 학습 상태는 판이하게 다르다. 쉽게 말하자면, 인문계 4등급은 공부량이 많이 부족한 학생인데 비해, 자연계 4등급은 소위 공부 좀 하는 학생들이다. 30문제 중 어려운 4점짜리를 6개 틀리면, (즉 24개를 맞춰도) 4등급이 되는 것이다.
2.인문계 4등급 수험생 여름방학 학습 방향
맞출 수 있는 것들을 반복적으로 훈련해 확실히 맞춘다.
인문계 4등급 컷은 53점이었므로 2점, 3점짜리 문항을 다 맞추고(48점) 여기에 쉬운 4점짜리 문제 3개를 맞추면 4등급이다. 4등급 수험생의 경우, 현실적으로 2등급을 목표(약 88점~92점)로 하고, 30번, 21번, 29번(어려운 순서) 이 세 문제 정도만 틀릴 각오로 공부해야 한다. 4등급의 경우, 이 세 문항을 맞추기는 현실적으로 많은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가장 어려운 문제 30번, 그다음 21번 > 29번 > 20번)
나머지는 기출에 자주 나오는 익숙한 유형의 문제이므로 기출문제를 두 번 정도 반복한다. 단, 수능적 방법으로 해야 한다. 여기서 수능적 방법이란, 개념이나 공식을 이용해서 푼다기보다 생각하는 힘을 기르는 것이다. 가령, 기출문제를 볼 때 어떤 조건이 들어 있는지, 이 조건은 왜 있는지, 이 조건을 어떻게 활용해야 문제에 접근할 수 있는지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보면서 풀어봐야 한다. 즉, 사고력을 높이는 훈련이다. 당부하고 싶은 점은 기출문제를 기억으로 풀어보는 것은 아무 도움이 안 된다.
3.인문계 2등급 수험생과 자연계 4등급 수험생의 여름방학 학습 전략
이 둘의 문제점은 시간이 모자라서 문제를 못 풀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즉, 이들에게는 시간 훈련이 가장 중요하다. 웬만한 내용은 이미 다 알고 있으며 여러 번 학습했을 것이다. 다만, 단원별로 정리된 기출을 주로 접했을 것이므로, 모의고사 형식의 낯선 문제를 빨리 푸는 연습을 해야 한다. 왜 빨리 푸는 연습을 해야 하냐면 어려운 4점짜리 문제를 풀기 위한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이들에게 시간만 주어진다면, 충분히 풀 수 있었을 문제들이기 때문이다. 이때에는 늘 풀던 익숙한 문제집을 과감히 버려야 한다. 훈련에 방해가 되기 때문이다.
4.인문계 3등급 수험생. 21번도 맞추자! 만약에 버린다면 30번 문제만 버리자.
21번 문제는 해결력을 필요로 하는 문제이고, 30번 문제는 추론력과 이해력을 필요로 하는 문제이다. 짧은 시간에 이해력을 높이기는 쉽지 않지만, 해결력은 어느 정도 높일 수 있다.
기출문제를 수능적 방법으로 두 번 정도 풀어보는 훈련을 하고 나서, 시간 훈련까지 하고 나면, 남은 것은 21번과 30번이다. 앞부분 문제들을 빨리 풀고 나서, 충분한 시간을 확보하고 나면 이제 21번에 도전해본다. 해결력은 남은 기간 2~3개월 동안 충분히 배양할 수 있다. 96점을 목표로 하자.
지금까지 출제된 것을 보면 21번 문제는 주로 미적분과 통계에서 출제됐다.(그중에서도 미분. 미분이 적분보다 출제 가능성이 3배 이상 높다). 미분 중에서도 그래프의 개형을 이용한 문제들이었다. 이렇게 96점을 득점하면, 지난해로 따지면 1등급이다. 고로, 인문계는 4등급에서 2등급으로 올리기 어렵지 않다.
5.21번과 30번 문제의 특징
21번과 30번 문제는 낯선 스타일의 문제일 것이다. 기출문제를 반복하는 것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우며 능력이 배양되어야 한다.
30번-최상위권과 상위권을 변별하는 문제다. 추론할 수 있는 근본 능력이 배양돼야 하므로, 많은 노력으로 장시간 훈련해야 가능하다. 그런데 간혹 공부량이 적은데 비해, 추론 능력을 이미 갖고 있는 학생들도 있다.
21번-해결 능력으로 푸는 문제다. 해결 능력은 유사문제로써 반복적 학습하면 어렵지 않게 배양이 되며, 공부량에 비례한다. 1등급과 2등급을 구분하는 문제다. 그러나 쉬운 문제들을 빠른 시간 안에 풀어 놓고(시간 훈련) 충분한 시간을 확보한 다음에 시도해야 된다.
6.실전에서 21번과 30번 문제 중 하나밖에 풀 수 없는 상황에 직면했다면?
21번과 30번 문제는 그야말로 최고난도 문제일 것이다. 특히 30번 문제는 최상위권과 상위권을 변별하는 문제가 된다. 그런데 시간이 얼마 없어 두 문제 중에 한 문제만 풀 수 있는 상황이라면, 여러분은 어떻게 하겠는가?
주관식인 30번 문제를 풀고, 객관식인 21번은 찍는다.
주관식 문제(30번)를 찍어서 맞출 확률은 1/1000, 객관식 문제(21번)를 찍어서 맞출 확률은 1/5이다.
7.필기 깔끔하게 잘하는 여학생은, 지저분한 남학생보다 수학 득점이 낮을 수 있다?
그렇다! 인문계 2등급 이상, 자연계 4등급 이상부터는 몰라서 못 푼다기보다는 시간이 모자라서 못 푸는 경우이므로 그야말로 시간 싸움이다. 필기 잘하고 깔끔한 여학생의 경우, 풀이가 틀려서 다시 풀어야 할 경우, 지우개로 싹싹 지우고 다시 푸는 경우가 있다. 이것은 미친 짓이다. 차라리 지저분하더라도 벅벅 긋고 그냥 다시 풀거나, 아니면 중간 과정 건너뛰고 푸는 게 낫다. 남학생들은 대부분 그렇게 한다. 깨끗하게 지우고, 줄 맞춰서 풀고 할 시간에 ‘합격’은 저 멀리로 날아간다.
8.좋은 파이널 문제집 선택하기
1, 2, 3등급을 희망한다면, 모의고사 형태의 파이널 문제집을 최소한 30회 이상은 풀어보고 시험장에 가야 한다. 시중에 30회 분량 정도의 모의고사를 어디서 구하며, 어떤 것을 선택해야 할까? 출제위원 또는 유명 인강 강사 모의고사보다는, 오히려 대학교 아마추어들이 만든 문제를 권장한다.
그 이유는 생각보다 간단하다. 대학교 아마추어들이 만드는 문항들은 순수한 열정에 탄생된 문제라 질이 훨씬 좋으며, 게다가 불과 1, 2년 전에 수능을 봤을 테니, 요즘 경향에도 더 잘 맞는 편이다.
여름방학, 남은 기간을 잘 활용하면 두 개 등급 정도는 안정적으로 올릴 수 있다. 불필요하게 일찍 포기하지 말 지어다. ‘수포’는 수험에 대한 부담을 과장시키고 잘못 된 정보로써 공포를 조장한 부도덕한 ‘사교육업계’가 낳은 망상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