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년도 입시의 화두는 ‘대입전형 간소화’였다. 교육부는 수시는 학생부 위주로, 정시는 수능 위주로 전형을 간소화하면서 수험생들이 부담을 느낄 수 있는 논술·적성고사는 지양할 것을 권고했다. 대학은 학생부종합 및 교과전형의 선발인원을 증가시켰고, 사교육 유발요소가 크다고 지적받아온 논술전형과 외국어특기자전형의 선발 인원을 감축했다. 수시에서 수능의 영향력을 축소하기 위해 수능최저학력기준을 조정한 것도 간소화에 따른 주요한 변화 중 하나였다.
간소화와 더불어 대입전형 변화를 미리 수험생들에게 알려 입시의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한 목적으로 ‘대입 전형 3년 예고제’도 시행됐다. 정책에 맞춰 각 대학은 2016학년도 입시 전형을 2014년 7월에 발표해야 했다. 통상적으로 당해 연도 전형(안)만을 고지했던 과거와는 달리 전형변화에 따른 입시결과(경쟁률, 성적 등)를 확인하지 못한 채 매우 앞선 시기에 선발전형을 발표해야 했기에 2016학년도 전형은 기존과 동일한 형태로 확정·발표될 수밖에 없었다.
결국 2016학년도 대입전형은 2015학년도 입시 변화의 연장선상에 놓이게 된다. 따라서 수험생들은 전년도 입시 변화와 결과를 충분히 이해한 후, 올해의 지원전략을 설정하는데 참고해야 할 것이다. 오늘은 상위권 대학을 중심으로 어떠한 변화가 나타났는지, 올해 입시전략 설정에 유의해야 할 사항은 무엇인지를 확인해 보자.
2016 상위권 대학 수시와 대비전략
올해도 수시 중심의 입시체제는 지속된다. 2016학년도 전체 4년제 대학의 수시 선발 비율은 전년도 대비 2.7%포인트 증가된 67.7%다. 상위권 대학일수록 수시 중심의 선발 경향은 강하게 나타난다. 예체능을 제외한 정원내 수시 선발 비율은 성균관대가 76%로 가장 높고, 서울대가 75.6%로 두 번째를 차지하고 있다. 서강대는 66.5%로 전체 평균에 비해 조금 낮지만 정시에 비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물 수능’이라 칭해지는 변별력 없는 수능은 상위권 대학 수시 확대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대학은 정시 보다는 다양한 요소를 활용하여 입맛에 맞는 지원자를 선점할 수 있는 수시에 집중하게 되고, 수능 당일 한 문제의 실수로 등급이 뒤바뀌는 상황에서 수험생 역시 수시를 통한 안정적인 진학을 선호하게 된다. 올해도 EBS교재 70% 연계와 쉬운 수능 출제 기조는 지속되기에 상위권 수험생들은 변별력 없는 수능을 활용한 정시에 주목하기 보다는 수시 진학 경쟁에 열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학생부종합전형은 특별한 변화 없이 올해도 교내활동 중심으로 합격자를 선발한다. 상위권 대학의 경우 논술 선발인원이 전년도 대비 약 10% 감소되었는데, 감소된 인원 대부분이 학생부종합전형으로 흡수되어 선발규모는 기존보다 더욱 확대되었다. 전년도부터 시행된 교내활동 중심의 평가체제 전환은 학생부 중요성의 증가로 이어졌다.
상위권 대학의 경우 지원자들의 특성상 학업을 포함한 다양한 분야에서 우수한 실적을 갖춘 수험생들이 많아 변별력을 가늠하기 위한 수단으로 전공적합성을 강조하는 경향을 나타냈다. 학생부 항목 중 전공적합성을 드러낼 수 있는 대표적인 분야는 심화학습 경험, 교내 수상, 동아리, 독서가 있다. 면접에서는 학과 지원 동기와 활동의 개연성을 검증하기 위해 노력했고, 전공과 연관된 교과 학습 과정이나 시사 이슈를 활용한 질문으로 전공적합성 평가를 강화했다. 올해도 상위권 대학 학생부종합전형의 핵심 키워드는 전공적합성이다. 지원자들은 서류 준비 단계부터 학생부 항목의 기재 내용과 지원 학과의 연관성을 면밀히 검토하고 자기소개서 작성에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평소 교과 학습과 더불어 연관된 시사 이슈에 관심을 기울이는 노력도 추후 면접 부담을 덜 수 있는 요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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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종합전형ⓒ거인의 어깨 |
간소화 정책으로 논술전형의 모집인원은 매년 감소추세를 나타내고 있다. 2016학년도 상위권 대학들의 논술전형 선발 규모는 전년도 대비 약 10% 수준이 감소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시 정원을 기준으로 고려대 36%, 중앙대 31%, 연세대 26% 등 최소 22%(한양대)~최대 42%(성균관대)의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평소 모의고사 성적에 비해 내신, 비교과 실적이 다소 부족한 수험생들은 논술전형에 주목하게 될 것이다. 전년도 논술전형은 높은 수능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한 우선선발이 폐지되면서 기존보다 논술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었다.
전반적인 논술 출제 난이도의 하향으로 논술 고득점자가 증가되며 학생부의 중요성도 강조되는 흐름을 나타냈다. 하지만 당락의 핵심은 여전히 수능최저학력기준 충족과 논술고사 결과다. 올해도 논술은 쉽게 출제될 예정이므로 각 대학이 제공하는 기출 및 모의논술을 철저히 분석하고 보다 체계적으로 논술에 대비하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또한 논술에서 동점자가 발생될 경우 학생부 교과 성적으로 당락이 결정된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남은 3학년 1학기 내신 마무리에도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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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논술전형ⓒ거인의 어깨 |
외국어특기자전형은 서류 중심의 평가체제가 더욱 강화된다. 경희대와 한국외대가 서류평가 중심으로 외국어특기자전형을 신설·개편하며 기존의 고려대, 서강대, 연세대, 이화여대의 서류 중심 선발 대열에 합류했다. 이로써 2016학년도 상위권 대학에서 공인어학성적을 통해 지원 자격을 제한하는 외국어특기자전형은 사라지게 되었다.
2016 상위권 대학 정시와 대비전략
전년도 수능에서 수학과 영어 과목의 난이도 조절 실패는 입시 전반에 다양한 영향을 미쳤다. 특히 정시에서 변별력 부족으로 인해 상위권 수험생들은 지원 대학을 선정하는데 큰 어려움을 겪었다. 간소화 정책에 의한 분할모집 금지와 각 대학의 모집 군 변동은 기존 통계자료의 신뢰도를 뒤흔든 추가적인 악재였다. 결과적으로 상위권 대학의 정시는, 줄어든 선발인원과 영어 선택 유형의 폐지로 상위권 대학 전반의 입시결과가 상승되는 추세를 나타냈지만, 동시에 과도한 ‘눈치작전’으로 일부 대학의 학과들은 예상보다 상당히 낮은 성적결과를 나타내는 이중적인 결과를 나타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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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시모집ⓒ거인의 어깨 |
전년도와 유사한 입시환경 탓에 올해는 이변이 일어날 가능성이 현저하게 줄어들었다. 전년도 결과 자료를 바탕으로 보다 안정적으로 진학 전략을 설정할 수 있겠지만, 올해도 수능에서 특정 과목의 변별력이 무너지는 악재가 발생한다면, 상위권 수험생들은 정시 지원 대학 선정에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다. 상위권 대학을 목표로 한다면, 쉬운 수능에서는 반드시 실수가 없어야 한다. 평소 모의고사에 실전이라는 마음가짐으로 임하며, 꼼꼼한 개념학습과 동시에 변별력을 가늠하기 위해 출제되는 심화문제를 능숙하게 해결해 낼 수 있도록 다양한 유형의 문제를 접하는 충분한 훈련이 필요하다. 우수한 모의고사 성적을 토대로 수능과 정시 중심으로 입시전략을 설정한 수험생인 경우에도 수시에서 보다 안정적으로 진학 기회를 확대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상위권 대학 지원자 유의사항
상위권 대학은 경쟁이 치열한 만큼 입시에서 학생들에게 요구하는 것들도 다양하다. 이것저것 챙겨야 할 것들이 많기에 자신에게 가장 유리한 전형을 선택하고 핵심 평가요소들을 집중적으로 관리해야 입시 실패의 가능성을 최소화할 수 있다.
종합전형을 지원하는 수험생들은 자기소개서와 면접 준비로 수능에 대한 대비가 미비한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한다. 서울대 지역균형전형의 경우 수능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매년 상당수의 수험생들이 불합격통보를 받는다. 고려대, 연세대, 이화여대 등의 상위권 대학은 학생부종합전형에서도 수능최저학력기준이 적용된다는 점을 간과하지 말고, 입시준비 일정과 더불어 수능 학습까지 꼼꼼히 챙길 수 있도록 사전에 계획을 설정하고, 실천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논술을 준비하는 수험생도 각 대학이 설정한 수능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하지 못할 경우 평가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