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바른 대학과 전공의 선택
일단 사교육에 종사하다보면 당연히 애들의 주된 관심사가 대학과 전공이라는 것을 알 수 있죠. 이게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애들이 당연히 관심을 가질 만한 것이기 때문이죠. 그런데 진짜 문제가 되는 것은 이 애들의 대학과 전공 선택의 기준이 결국은 취업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요즘 같은 경제 상황을 고려해봤을 때 취업을 당연히 중요한 부분이기는 합니다. 그런데 이것이 문제가 되는 이유가 뭘까요?
이 부분은 우리나라 경제상황과도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현재 경제 상황이 좋지 않은 것은 여러 가지 요소가 작용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그중에서 적지 않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산업구조의 변화라고 생각합니다.
아시다시피 우리나라의 경제를 이끌어왔던 산업이 바로 제조업입니다. 그런데 이 제조업은 원가절감이 가장 중요한 부분인데 이 원가절감에 있어서는 사실 개발도상국과 경쟁을 하기 힘들지요. 작년 초반까지 엄청난 영업이익을 보이던 삼성전자가 현재 중국 기업들의 저가 핸드폰과의 경쟁에서 상당히 애를 먹고 있다는 것도 적절한 예가 될 수 있습니다. 단순히 제조업이라고 제조만 하다가는 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제조업 중에서도 원가절감이 아닌 다른 전략을 취해서 더욱 성장하는 경우도 있지만 현재 상황을 보면 그렇지 못한 경우가 더 많은 것 같습니다.
지금 대한민국은 이러한 산업구조의 변화에 있어서 과도기에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전 세계적으로 불황인 상황이기도 하지만 이런 불황속에서도 지속적인 성장을 하고 있는 기업들을 생각해본다면 경기 불황 탓만을 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현재 우리나라는 지식기반의 산업구조로 접어들고 있다고 봅니다. 아니 이미 들어왔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이런 지식기반사업에서 중요한 것은 무엇(What)을 배우고 알고 있느냐가 아니라 자신이 배우고 알고 있는 것을 어떻게(How) 이용하느냐 입니다.
요즘 주위를 살펴보면 예전에는 존재하지도 않거나 그리 주목받지 못한 분야에서 자신의 지식과 경험을 잘 이용해서 자신만의 영역을 만드는 경우를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사람들의 공통점은 자신이 좋아하고 즐기는 일에서 성공을 했다는 것입니다. 남들이 생각하는 기준에서 선택하고 결정 한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이러한 부분들이 교육에도 반영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학생들이 전공을 선택함에 있어서도 단순히 현재 취업률만을 생각해서 결정하게 된다면 현재 급속하게 변화되는 상황에 적응하지 못하게 될 것입니다. 부모들은 취업률보다는 자신이 원하는 전공을 선택하고 공부할 수 있도록 선택권을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자신의 원해서 공부를 하면서 시행착오도 겪고 고민도 많이 하면서 "How" 라는 것에 대해서 깨우치게 될 것입니다. 이 부분까지 부모들이 해줄 수는 없습니다. 부모가 이제 막 성인되는 자식에게 해 줄 수 있는 것은 선택권을 주고 그 선택에 따르는 책임감을 가지게 하는 것이라고 봅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자식이 선택하는 전공이 우리가 흔히 말하는 취업률이 낮은 학과라면 취업률이 높은 전공을 공부한 학생보다 상대적으로 늦게 취업이 될 수는 있겠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자신의 의지대로 선택한 학생이 훨씬 높은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봅니다.
취업률을 쫓아가는 대학생활이 자신에게 가져다주는 것은 결국 대학교육과 전공에 대한 실망감이라고 생각합니다. 배움이라는 것을 실천하는 곳에서 몇 년 후에 어떻게 바뀔지 모르는 취업률에 자신의 4년을 배팅하는 행위는 위험한 행동이라고 생각합니다.
요즘같이 어떠한 전공을 공부하고 어떠한 대학을 졸업하든 취업이 힘든 상황이라면 발상의 전환을 통해서 오히려 진정 자신이 즐길 수 있는 전공을 선택하는 것은 어떨까 싶습니다. 그러면 취업과 별개로 최소한 자신의 대학생활과 전공에 대한 원망은 하지 않을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