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종 면접 준비는 이렇게" 선배가 알려주는 고득점 팁
지원자별 학생부·자소서 중심, 작은 항목까지 세세히 점검을
10월 중순부터 2017학년도 대입 면접이 본격화된다. 가천대, 건국대, 고려대, 국민대, 서강대, 숙명여대, 연세대, 이화여대, 한국외대 등 주요 대학이 대학수학능력시험(11월 17일) 전에 면접을 시작해 이를 준비하는 수험생들의 마음은 더 급해졌다. 면접 비중이 큰 학생부종합전형(이하 학종) 지원자들은 더욱 그렇다. 학종 면접은 전공적합성, 학업 역량, 인성, 창의력, 의사소통력 등을 두루 평가해 더욱 신경 써 준비해야 한다. 학종 면접은 어떻게 준비해야 효과적일까? 철저한 준비로 면접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합격한 선배들의 경험담과 조언을 들어봤다.
- 왼쪽부터 박지혜 중앙대 정치국제학과 1, 최진혁 건국대 경영학과 1, 김민재 동국대 지리교육과 1, 김태희 한국외대 융합일본지역학부 2 /김종연·이신영·임영근 기자
◇전공적합성, 장래희망·비교과활동 관련 질문으로 평가
면접을 준비하는 학생들이 가장 걱정하는 부분은 '전공적합성 평가'다. '전공 관련 지식을 물으면 어쩌나' 우려하는 학생이 많다. 하지만 대입 면접에서는 전공 관련 질문이 나오더라도 대학생 수준의 지식을 묻기보다는 관련 시사이슈에 대한 지원자의 생각이나 고교 교육과정에서 배운 내용을 묻기 때문에 크게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 특히 학종 면접에서는 지원자의 장래희망이나 비교과활동에 관련된 질문으로 전공적합성을 평가하는 경우가 많다. 지난해 다빈치형인재전형으로 중앙대에 합격한 박지혜(정치국제학과 1)양은 학교생활기록부(이하 학생부)와 자기소개서에 기록된 활동 중 1가지에 대한 질문만 집중적으로 받았다. '제3세계 개발 협력'을 주제로 쓴 보고서에 대해서였다. 교수 2명과 치른 면접에서 "보고서를 '갈등론적 시각'으로 썼다고 했는데, 예시를 하나 들어 보라" "학생 혼자만의 노력으로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 등 질문이 나왔다. 박양은 "보고서 관련 질문을 받고 사회문화 교과에서 배운 개념을 접목해 대답했다. 대입 면접에서는 고교생에게 전공에 관련된 전문 지식을 묻지 않는다. (자신이 지원한) 전공에서 무엇을, 왜 배우고 싶은지를 잘 설명할 수 있다면 전공적합성도 충분히 보여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지난해 자기추천전형으로 건국대에 합격한 최진혁(경영학과 1)군도 면접에서 비슷한 경험을 했다. ▲'경제신문 스크랩' 활동과 관련해 "올해 경제 이슈 가운데 생각나는 것을 말해 보라" ▲학생부 '취미'란에 적힌 '패션잡지 읽기'와 관련해 "요즘 남학생·여학생 사이에 유행하는 스타일은 무엇인가?" "SPA 브랜드란 무엇인가?" 등 질문이 나왔다. 최군은 "전공 관련 질문도 제출서류 중심으로 나올 것이라고 예상했다"며 "실제로 제가 면접을 치른 대부분 대학에서 제 비교과활동과 장래희망에 관련된 질문으로 전공적합성을 평가했다"고 전했다. 지난해 두드림전형으로 동국대에 합격한 김민재(지리교육과 1)군 역시 우리나라와 프랑스의 지리교육을 비교한 소논문에 대한 질문을 면접에서 많이 받았다. 김군은 "지리 교사가 꿈이어서 우리나라 지리교육과정을 분석하고 프랑스 교육과정과 비교한 뒤, 프랑스 과정에서 본받을 점 등을 기술한 소논문을 작성했다"며 "면접에서 소논문 내용에 대한 질문과 함께 '그렇다면 우리나라 지리교육의 장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와 같은 추가 질문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제출서류 기반 질문 외에 학종 면접에서 공통질문을 하는 대학도 있다. 박지혜양은 "다른 대학 면접에서는 대기실에서 '다문화사회'를 주제로 한 제시문을 받고, 면접장에서 제시문에 관련된 질문을 받는 형태로 면접이 진행됐다"며 "제시문 관련 질문이 끝나고 제출서류 관련 질문은 2개 정도만 나왔다"고 귀띔했다. 2015학년도에 학종으로 한국외국어대에 합격한 김태희(융합일본지역학부 2)양은 "공통문항으로 '다국적 기업의 현지화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질문이 나왔다"며 "예상치 못한 질문이어서 얼마간 생각을 정리한 뒤 다국적 기업인 '코카콜라'를 사례로 들어 대답했다"고 경험담을 전했다.
◇제출서류의 작은 부분까지 놓치지 마라
면접을 먼저 치른 선배들은 "면접 준비 해답은'제출서류'에 있다"고 입은 모은다. 학종 면접 문제 대부분은 지원자별 제출서류를 기반으로 서로 다르게 출제되기 때문이다. '지원 동기' '자기소개'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 등 몇 가지 공통질문을 제외하면 똑같은 질문이 나오는 경우가 드물다. 최진혁군은 지난해 면접을 준비하면서 학생부와 자기소개서를 꼼꼼히 살펴보며, A4용지 40장 분량의 예상질문과 답변을 준비했다. 실제로 면접에서 예상 질문의 80%가 나와 긴장하지 않고 답할 수 있었다. 최군은 "학생부의 작은 항목 하나까지 세세하게 보라"고 조언했다. "예상 질문을 만들 때 학생부 '취미'란은 중요치 않다고 생각해 그냥 넘겼는데, 이에 대한 질문이 나왔어요. 고교생 중에는 취미를 반쯤 장난처럼 혹은 과장되게 쓰는 경우가 있는데, 면접에서 이에 대한 질문이 나올 것에 대비하는 게 좋습니다."
김태희양 역시 이와 비슷한 조언을 했다. 그는 면접을 준비할 때 독서기록에 남긴 책 중 읽은 지 오래 돼 잘 기억나지 않는 책은 다시 빌려 읽기도 했다. 김양은 "면접에서 토론동아리 활동과 관련해 '○○을 주제로 한 토론에서는 어떤 주장을 펼쳤느냐' 같은 질문도 나왔다"며 "자기소개서와 학생부 내용을 세세하게 점검하고, 당시 어떤 활동을 왜 했는지, 어떤 결과가 나왔고, 무엇을 배웠는지 등을 다시 정리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김민재군은 면접에서 "고 1 때 지각이 2회 있는데, 왜 그랬느냐"는 질문을 받기도 했다. 김군은 "잘못한 게 사실이므로 변명하기보다는 그 이유를 솔직하게 털어놨다"며 "대신 그 후로 지각하지 않았고, 2~3학년 때는 개근상을 받는 등 잘못을 개선하고자 노력한 점을 함께 부각했다"고 설명했다.
예상 질문을 뽑는 데는 친구나 교사의 도움을 받는 것도 좋다. 인터뷰에 응한 4명 모두 학종 면접을 준비할 때 친구·교사와 수차례 모의면접을 거쳤다. 박지혜양은 "친구들이 '네 자기소개서에서 이 부분이 이해 안 된다. 더 자세히 말해 보라' '네가 쓴 보고서 내용을 요약해 보라' 등을 질문했는데, 실제로 면접에서 보고서 관련 질문이 나와 많은 도움이 됐다"고 귀띔했다. 김태희양 역시 "친구들의 서류를 보면서 질문하다 보면 '면접관'의 입장에서 생각하게 된다"며 "그러면 내 서류에서도 어떤 질문이 나올지를 더 쉽게 예상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